TANGLE

[책] 문화 간 커뮤니케이션 리뷰


이론들을 소개했다. 자세히 말하자면 커뮤니케이션 모델(혹은 접근법)이다. 모델들을 제시하고 생각해볼 수 있는 일반적인 상황에 대해 대입해보는 식이다. 모델의 요소들, 이를테면 개인주의-집단주의, 저맥락-고맥락, 침묵, 메타포의 개념을 소개해준다.


'개인주의'는 개인을 이루는 것들, 즉 행복이나 자아성취가 중요시되고 '집단주의'는 그 집단의 목표, 구성원과의 관계 등이 중요시된다. '저맥락' 문화는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데 있어서 명백한 메세지가 중요시되는 것이고 '고맥락' 문화는 전체적인 맥락, 분위기, 환경이 중요시되는 것이다. 미국 사람은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경향이 있고 집단보다 개인을 더 중요시 한다는 점에서 개인주의, 저맥락 문화권 사람이라 볼 수 있다. 반면 일본 사람은 몸짓이나 침묵 등 간접적인 의사소통을 하는 경향이 있고 집단의 목표가 더 우선시된다는 점에서 집단주의, 고맥락 문화권 사람이라 볼 수 있다.


'문화 간' 커뮤니케이션은 넓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국가 간 뿐만 아니라 다른 그룹, 다른 가정, 혹은 단순히 개인 간 커뮤니케이션을 의미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사실 '다른 국적의 사람 간'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이야기한다. 문화 메타포를 얘기할 때에 어떤 국가의 대표적인 메타포를 이야기하며, 사람들의 특성을 말할 때에도 어느 나라 사람이라고 구분짓는다. 그런 점에서 책 제목을 어느정도 잘못 짓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렇지만 이 책에 나온 다양한 모델들을 어떤 그룹, 가족, 개인에 대해 적용해볼 만하다. 이는 간단하다. 한 국가 내에서도 충분히 개인주의 성향을 지닌 사람과 집단주의 성향을 지닌 사람을 생각해볼 수 있다. 혹은 개인주의 성향의 가정에서 자라온 사람, 상대적으로 권력 차이가 작은 회사의 직원, 자주 쓰는 말에 차이가 있는 기성세대와 10대 등을 어떻게 이해하고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볼 수도 있다.


책의 후반부에 나온 '문화 간 감수성 발전' 모델도 마찬가지다. 이는 자민족 중심주의와 민족 상대주의를 양극으로 나누고 그 가운데 부정, 방어, 최소화, 수용, 적응, 통합의 6단계를 두어 문화 수용 자세를 범주화한 모델이다. 여기서 나오는 문화를 넓게 해석하여 자아중심주의와 문화적 자유주의를 양극으로 나눈, 단순한 개인의 가치관에 대해 적용해볼 수 있는 어떤 모델로 만들어볼 수 있는 것이다.


책에 나오는 개념들이 다소 불명확하지만 이런 모델로 커뮤니케이션을 이해하려는 시도는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신선한 시각으로 볼 수도 있고, 저마다 생각하는 몽실몽실 구름같은 개념을 보편화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에 나오는 것들을 실생활에 적용하고 응용하기는 어려운 듯 보인다. 개념들이 너무 일반적이고 전형적이라 상식적인 수준에서만 이야기를 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개인주의 혹은 집단주의 등 사람을 분류해놓지만, 본질적으로 어디까지가 공통범위고 어디서부터 갈라지는지에 대한 구체적 기준이 없다. 문화 간 감수성의 발전도 사람에 따라 어떤 주제가 더 잘 통합될 수 있는가의 고려 없이 모든 주제에 대해서 뭉뚱그려 설명하고, 문화의 메타포에 대해서도 심히 자의적이다. 어떤 국가의 사람이 이런 성향이다라는 것 또한 자의적으로 평가될 수 있다는 점이 아쉽다.


책은 커뮤니케이션이 어떤 모양새인가에 대해 초점을 맞추었다. 아쉽게도 커뮤니케이션이 왜 그렇게 흘러가고,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없다. 커뮤니케이션의 전반적인 이해를 보려면 추천.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 인간과 컴퓨터의 어울림 리뷰  (0) 2015.04.25
[책] 안녕 헌법 리뷰  (0) 2015.04.15
[책] 인터넷 표현의 자유 리뷰  (0) 2015.03.31
[책] 설득 심리 이론 리뷰  (0) 2015.03.30
[책] 단속사회 리뷰  (0) 2015.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