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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안녕 헌법 리뷰



나는 또래 친구와 다른 길을 선택했고 나만의 세계를 만들어가며 살아왔었다. 최근 단속 사회(링크)라는 글을 읽고 (자존심 상하지만) 적잖히 충격을 받았다. 흔히 말하는 심리적 충격이 아니라 그냥 가볍지만 넌지시 무게있는 충격. 내 스스로 사람과 세상을 대하는 자세를 바꿀 필요를 느꼈다. 아니 바꾸고 싶었다. 세상과 내가 같이 앞으로 나아가게끔 하고 싶었다. 내가 헌법을 공부해보고 싶은 이유는 더 세상을 이해하고 싶어서였다.


책은 헌법 각 구절을 해석한다. 이 항을 어느정도까지 해석해도 되는지, 더 명확한 뜻을 위해 문장을 어느 정도로 고쳤으면 좋겠는지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보여준다. 헌법소완 사례나 항을 확장하는 하위 법률 등을 소개해준다. 외국의 헌법과 비교해서 어느 게 더 나은가라는 물음도 던진다. 대한민국 헌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는 점에서 아주 알찬 책이다.


책을 덮고 아쉬움이 찾아오는 이유는 뭘까. 알찬 책이기는 하지만 글쎄, 헌법이라는 창구로 세상을 바라보겠다는 내 뜻이 너무 거창했는지도 모르겠다. 난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을 더 자세히 알고 싶었는데, 법치주의는 그 중에 극히 일부였나보다. 법 하나하나에 사람들의 의식이 담겨있을 줄 알았는데 그렇진 않구나. 시민들 대다수가 동의하기 위해 기준을 모호하게 가져갈 수 밖에 없어서 그럴까. 책에서도 말했듯, 그런 점에서 헌법의 명문화가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겠다 생각한다.


나는 정치, 법, 역사에 대해 상식이 크게 없다. 뭐가 보이든 뭉실뭉실하게 다가온다. 하긴, 이 책에서 대통령제가 낫냐 의원 내각제가 낫냐 그 토론을 적을 순 없겠다. 법률 심사권 등 정치적인 권한을 누구에게 줄 것인가에 대해서도 깊게 얘기하지 못할 터이다. 아쉽지만 나랑 핀트가 조금 맞지 않았던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