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NGLE

[세미나] 2015 부산 모바일 콘텐츠 세미나 후기


<IGA works 전무이사 미요시 헤이타의 마지막 강연>


<시작 전에 찍은, 강연듣는 곳>



야호. 내가 첫번째로 간 인디게임 관련 모임이다. 인디라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보고 다녀왔다. 나 혼자. 강연자 네 분이 각각 50분씩 준비해주시고, 사이사이 쉬는시간 10분으로 하여 2시부터 6시까지 강연으로 꽉꽉 채워진다. 이런 모임이나 세미나는 처음 참석해봐서, 어떨까 궁금했고, 정작 긴장되었던 건 사람들이 점점 모여드는 강연 시작 30분 전 쯤부터. 내가 적극적으로 주변 사람에게 나를 어필하며 대화를 시도해볼까 생각했지만 도저히 무리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하지 않았다. 내 왼편엔 한 시크한 남성께서 앉아계셨는데, 시크하게 마지막 강연 마치자마자 자리를 뜨셨다(...)


여차저차 나는 강연을 보러 온 목적도 있었지만 사람과 사귀고자 하는 마음도 있었기에 나에게 다가오는 이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개발자 분들 성격이 개발자 성격인건지 그러는 일은 없었고, 그나마 주최하신 분 한 분과 얼굴을 텄고 뒤풀이 자리에서 내 옆에 앉으신 부산 아카데미 학생분 몇 분이랑 얼굴 텄다. 내 이름을 접한 자는 한 명도 없는 건 함정. 하지만 강연을 기대하고 온 사람들 입장에서는 약간 실망스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부터 평서체)


완전 사회초년생,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장래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지 않은 이상 도톰치 게임즈 대표이사 장석규의 강연은 상식적인 이야기들에 불과했을 것이다. "독립개발사 사례"라는 세션명과 달리 인디게임 생활과 회사생활 사이 장단점이 주 내용이었다. 역시 자기 경험에서 나오는 얘기들이었고 일반적이기도 했다. 자기 만화를 프레젠테이션에 이용했는데, 뭔가 우려먹었다는 느낌이 있었지만, 내용 자체는 무리는 없었다. 그 자리에 부산 게임 아카데미에서 온 학생도 좀 있어서 그런 주제를 했나?그래도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된 점이라면, 인디 게임으로 연명하는 대부분 사람들은 평균 6개월에 게임 하나를 출시해서 1개월 동안 나머지 6개월을 버틸 돈을 벌어들인다는 것.


매직큐브 대표이사 하상석의 강의는 좋았다. 다소 자극적인 단어선택 -소용없는 짓이다 등의 단정짓는 발언-을 해서 누군가의 심리를 불편하게 해주진 않았을까 생각되었다. 뭐 나는 거기에 해당하지도 않고 그게 강의 내용이랑도 상관은 없기에.. 어쨌든 해외시장: 전부는 아니고 크게 미국, 일본, 중국, 한국 시장에 대한 특성, 시장별 적절한 전략 등을 소개했다. 데이터도 나름 믿음직스럽게 보였다. 조~금 센스 빗나간 비유를 썼지만 그런대로 괜찮았다. 꿀 정보를 얻었는데, 중국 퍼블리셔라고 자청하는 사람들 중에 그렇게 사기꾼이 많단다. 대처하기 위해 처음에 계약금을 지불할 수 있는가를 물어보면 된단다. 굳! 또한 이 강연을 듣고 결심한 게 있다. 나 또한 미국 시장을 겨낭하지 않으면 안되겠다고. 한국에서 게임으로 성공할 생각은 애초부터 하지도 않았지만 ㅎ.. 


웰비아닷컴 기술이사 신영진은 내 스타일이었다. 옷입는 스타일이라던가 얼굴, 약간 떨리는 듯한 말이 귀엽게 느껴졌다. 그건 그렇고. 강연은 그런대로 괜찮았다. 하지만 좀 더 키워드에 무게를 실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강연을 시작하기에 앞서 여기서 해킹을 막는 방법을 다 설명하는 것은 절대 무리이므로 키워드 위주로 가겠다고 했는데, 좀 더 가도 괜찮았다. 프로그래머가 보안 관련 코드를 짜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다. 그러니까 보안을 외부에서 끌여들여야 하는데, 그게 보안 솔루션 뿐만 아니라 보안 코드 기법, 라이브러리 등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거기에 대한 것은 별로 없었다. 또한 좀 더 기술적인 용어를 써서 발전 단계, 발전해 나가는 방향 등을 설명해줬으면 더 만족스러웠을 것이다. 이를테면 보안과 해킹은 항상 싸우는데, 해킹이 A기술로 뚫으면 보안이 B기술을 적용하고 그것을 또 다시 C기술로 막고.. 툴들도 툴 이름만 얘기할 것이 아니라 툴이 작동하는 원리의 공통적인 부분을 기술적인 키워드로 풀수도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 어차피 씬 클라이언트(Thin Client) 전략이 제일 좋다고 결론을 지어서, 잡다한 것 필요없었을 지도 모른다. 어쨌든 유익하긴 했지만 아쉬운 강연. 씬 클라이언트면 패킷변조는 어떡하나요 물었을 때(그냥 가볍게 물어본 거임), 내가 이상한 질문을 했나 생각들 정도로 예상치 못한 질문을 받았다는 표정이더라.


오히려 그런 키워드 내세우기는 마지막 강연, IGA works 전무이사 미요시 헤이타가 잘 했다. 내용은 별 내용 없었다. 진짜. 피처폰, 모바일, PC 플랫폼을 정원에 비유하고, 현재는 모바일에서 마켓플레이스(애플 앱스토어, 구글 플레이 스토어 등)의 위상이 높아지고 (사실 Steam을 생각해보면 PC도 그러한 경향이 있다.) 음.. 솔직히 말해서 강연 후반에는 집중도가 떨어져서 짤막한 자사 홍보와 곁들인 광고 플랫폼 설명은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더 솔직히 말하자면 글 쓰는 것도 후반이라서 글쓰는 집중도 또한 떨어졌다. 강연 시간 배분이 그러한지라 오히려 일반적인 얘기를 이야기하듯이 한 게 좋았다고 생각한다. 더 확실하게 생각하게 된 것은, 마켓플레이스에서의 성공을 위해서 꾸미는 것을 잘해야겠다는 것이다. 소개 동영상이라든가, 스샷 자료도 막 현혹하는 글귀도 적고 그래야겠다. 


행사 자체는 4시간 동안 몰아치는 거라 힘들었다. 내가 너무 백수생활을 잘 누려왔던 것 같다. 그건 그렇고 onoffmix에 장소 주소가 잘못 적혀져 있었다. 수영강변대로 140인데 말이지.. 그리고 접수 시작 직전도 뭔가 준비가 다 되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장소 자체도 신선하고 분위기 좋았지만 강연을 들을려고 오래 앉아있기에는 적절하지 않았다. 쵸큼 디테일에 신경써야 할 부분이다. 그렇긴 해도 이런 모임은 아주 좋다. 좋아좋아~


간담회는.. 정말 나는 어찌보면 동떨어진 사람이라 힘들었다. 인디라 정기모임에 꾸준히 얼굴 보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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