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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리뷰




경제학이 다루는 대상은 경제여야 한다. (중략) 돈, 직업, 기술, 국제 무역, 세금 등을 비록해 우리가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고, 그 과정에서 만들어진 수입을 분배하고, 그 결과 나온 생산물을 소비하는 것과 관계되는 연구를 해야 한다.-33p


저자가 경제에 대해 정의를 위와 같이 내렸다. 일부 경제학자들의 우주의 모든 현상을 경제학으로 설명하려는 태도에 반감을 표하면서 말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경제의 모든 부분을 독자들에게 친절하게 설명했다. "이 책을 모두 읽는 독자들을 생각하면 나도 절로 행복해진다" 등의 호소도 간혹 보이는데, 그걸 말하는 저자의 표정을 생각하면 소소한 웃음이 난다.


이 책은 단순히 경제학에 대해 설명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우리 독자들이 경제학을 어떻게 보고 다루어야 하는지 명확하게 거듭 주장한다.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나가기 위해 경제학을 전문가의 손에만 맡겨두지 말고 경제학의 다양한 관점을 이해하고 관용의 태도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학에서 설명할 수 있는 현상들-금융, 무역, GDP, 일(job), 정부, 시장 등등에 대해서 각 경제학 이론이 가질 수 있는 장단점이 다르다는 걸 강력히 견지한다. 


그런 점에서 신고전주의의 맹목적인 주장을 거침없이 깐다. 사실 나는 전 세계적으로 퍼져있는 경제학적인 신념에 대해 잘 모른다. 20세기 중반 범지구적 혼란이 끝나고 경제적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룬 분위기 속에 나는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1996년에 태어났다. 적어도 내 주변은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능력주의보다는 금수저가 짱짱맨이라는 불평등을 의식하는 분위기이다. 그래서 책에서는 기존의 경제학 책들과는 다른 방향이라 말하지만, 나에게는 뭔가 편안했다.


아무래도 공격을 많이 받을 것 같다. 대중들을 독자로 정하고 경제학 개괄 정도로 내용을 펼치면서 또 자기 할 말은 다 하기 때문이다. 좀 배운 경제학자들(그게 신고전주의 학자든 어떤 학자든)은 불만의 소리를 낼 수도 있겠다 생각했다. 아무리 다른 경제학자가 이 책을 까더라도, 그러나 나는 위에서 말한 "관용의 태도를 가져야 한다"는 주장 때문에 이 책을 지지할 것이다. 사실 책이 그런 말을 함으로써 자신의 주장도 어느 정도 틀렸을 수도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니까 크게 상관없지 않은가.


역시 경제학은 어렵다. 책에서 아무리 쉽고 친절하게 설명해줬다 하지만, 그 때 그 현상만 이해될 뿐이지 정작 이 사회를 쳐다보면 어떻게 사회가 유지되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수정자본주의로 돌아가는 사회 자체가 커다란 블랙박스처럼 느껴진다. 내 친형은 회사에서 재무나 회계를 정리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는데, 그 일을 해서 어떤 서비스가 생산되었는지, 그 서비스가 회사나 사회 전체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그 서비스가 어떻게 가치가 책정되는지 등등 감이 오지 않는다. 분명 생산(production)은 사회를 돌리는 주 동력 중 하나인데, 일상생활을 생각해보면 연결이 잘 되지 않는다. 더 공부를 해서 나아질까 회의감도 생긴다. 벌써 국제 수지와 관련된 개념은 머릿속에서 떠났다.


이 책은 경제학의 기본 개념 설명서로서 소장할 가치가 있다. 여러 번 보면 이해 되겠지. 정부에서 발표하는 경제 정책이 어떤 영향을 끼칠지도 감이 오겠지. 





다른 얘기지만, 이 책에 대한 다른 사람의 리뷰를 읽고 문득 든 생각인데, 장하준은 원래 한국 사람이고 이렇게 영어로 책을 적음으로써 더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는 얘기를 보고선 나도 좀 영어로 글을 쓰는 법을 익혀야 겠다고 생각했다. 나도 프로그래밍 쪽으로 공부를 계속 해 나갈 건데, 애초에 시장도 전 세계를 목표로 하고 영어도 공부중인데, 지금은 영어 읽기만 공부하고 있지만 쓰고 말하는 것도 병행해야 하지 않나 싶어졌다. 좋아. 열심히 노력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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