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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교사를 춤추게 하라: 당신과 내가 함께 바꿔야 할 교육 이야기



교사를 춤추게 하라

저자
우치다 타츠루 지음
출판사
민들레 | 2012-08-29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당신과 내가 바꿔야 할 교육 이야기『교사를 춤추게 하라』.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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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위주 교육이 싫어서

이 책을 처음 알게 된 계기는 어느 교육 관련 카페에서 이 책에 관한 대략적인 소개를 우연찮게 보게 된 데 있습니다. 그 때 당시 저는 우리가 지금 받는 교육은 교육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오직 대학 진학만을 위한 고등학교와 중학교는 진절머리났죠. 진정한 교육은 우리가 미래 사회를 살아갈 때에 필요한 지식과 지혜를 익히고, 학교라는 사회적 공간을 통해 다른 사람과의 소통을 키우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책을 읽고 난 지금도 그런 생각은 변함없지만 이 책은 교육에 대해 한층 더 깊이 들어가 근본적인 것들을 얘기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교육에 대해 논하기 전에

교육에 대해 논의한다고 하면 저는 교육 내용을 변화시키고 교육 방법의 개선을 통해 학교가 좀 더 학교답게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까 제가 그럴 생각을 할 필요가 없었다고 느껴졌습니다. 왜냐하면 새로운 교육정책은 국민 대다수가 좋든 싫든 가만히, 담담하게 있음을 통해 '국민들에게 받아지고 실제 효능을 보고 있다'고 판정나버리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서 누구나 그런 교육개혁의 생각을 한들 그 방향은 실제 교육하는 사람들과 교육하는 것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정한 쪽으로 가리킨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직접 나서지 않는 이상 교육이 바뀔 일은 없다는 것입니다. 지금의 교육의 폐해로 누군가 피해를 입고 있다면 그 책임 또한 국민 모두가 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교육이란 무엇일까요. 사전에서 찾아보면 지식과 기술 따위를 가르치며 인격을 길러줌 이라고 정의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교사가 가르치는 것 뿐만 아니라 학생이 성숙한다는 것까지 의미가 포함됩니다. 전 이때까지 가르치는 것, 가르치는 내용에 대한 생각만 했지, 이 책의 주된 초점인 성숙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색다른 눈으로 이 책을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딱히 입시에 관한 이야기가 책에 나오지 않아서 관점을 돌려 생각한 건 아닙니다.


교육의 본질에 대해 말하자면, 그것은 아주 많은 말이 있겠지만, 저자는 외부 낯선 세계를 알아가고 새롭게 경험하는 것이 배움이고 아이가 그렇게 되도록 하는 것이 교육이라고 말하고 싶은 것 같습니다. 정부, 교육청, 학부모, 대중매체는 아이들에게 권력, 명예, 돈을 가져야 한다, 또한 그런 것들을 손에 쥐기 위해서는 가혹한 경쟁을 뚫고 다른 사람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한 폭풍을 무방비한 아이들로부터 막아주는 교육의 장, 그 속에서 이루어지는 성숙을 이 책은 말하고 싶어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직접적으로 교육을 하는 교사들의 힘이 있어야 진정한 교육이 이루어진다는 것 아닐까요. 그런 점에서 교사의 기운을 북돋아 줘야합니다. 교사를 춤추게 하라는 의미가 바로 그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처럼 교육을 바라보는 자세를 이 책에서는 먼저 얘기합니다. 교육이란 타성이 강한 제도이고 그 논의는 과도하게 단정적이고 독선적으로 되기 십상이며 교육의 근본적인 개혁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그러한 개혁도 교사들이 담당할 수 밖에 없다. 라는 전제를 이해해야 저자의 색다른 교육론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문제점과 나아가야 할 방향

이 책이 바라본 문제점은 크게 교육의 상품화, 학생들의 개성화를 꼽고 있습니다. 그리고 언어교육, 영성교육, 교사의 존재를 강조하여 앞으로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합니다.


교육의 상품화라는 것은 교육을 돈버는 수단으로 본다는 것입니다. 이로써 참교육은 쇠퇴하고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세계의 대학들은 자신들의 학교가 다른 학교보다 우수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그 기준은 다양하겠지만 우리나라 대학에선 취업률이나 우수한 교수를 내세우지 않을까요. 그렇게 대학은 학생을 취업이 잘 되게끔만 교육하면 됩니다. 미국에서는 일단 입학만 한다면 무난하게 학위를 주는 이른바 '학위공장'인 대학교가 몇몇 있다 합니다. 기가 막히지 않습니까.?


학생들의 개성화는 무엇이 문제일까요? 개성화를 다른 말로 한다면 개인화, 모듈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성이 있으면 좋죠. 하지만 학생들은 알게 모르게 이러한 개성에 집착하여 남들과는 다르게 행동하겠다는 의식이 과도하게 자리잡았다고 저자는 그렇게 바라봅니다. 이 현상은 집단 형성에 흥미를 느끼는 것과 충돌하면서 불안정한 심리상태가 만들어지는데, 이러한 심리상태가 알 수 없는 행동을 하고 이지메, 즉 집단따돌림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그러한 과도한 개성화의 원인은 우리 사는 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 개인화, 개성화의 물결입니다. 그러므로 그것을 막기 위해서는 최소한 학교가 사회에 대한 방파제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설득력이 살짝 부족할 진 몰라도 문제를 이런 식으로 접근해가는 저자의 식견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집단따돌림의 대상은 그 집단에 적응하지 못한 자, 어떠한 특징으로 남들과 다른 자만이 아니라 어느 곳에나 섞일 수 있는, 무(無)개성의 아이들도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이런 문제는 결코 간단하지 않네요. 우리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위에서 말했듯이 교육이란 낯선 외부의 세계를 새로이 경험하게 해주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교사 그 자체로서 갖는 의미가 얼마나 큰지 알아야 합니다. 교사가 아무리 못났다고 해도 그러한 점들이 아이들의 머릿속에서 작용하여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며 갈등하는 과정. 그것이 곧 성숙의 길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성숙했다고 끝날까요? 깨달음을 얻었다고 해서 완전한 것은 아닙니다. 바로 소통 능력이 있어야 자신이 배운 것들을 이용해 세상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사람과의 소통 능력은 언어교육을 통해, 비인간적인 것들과의 소통 능력은 영성 교육을 통해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비로소 참된 인재를 양성해내는 것입니다.


 

정리하며

저자의 낯설지만 확고한 교육론을 보며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무엇이든 쉽게 보면 안된다는 겁니다. 더군다나 급변하는 세상에서 미래를 책임질 어린이들이 잘 커줘야 사회가 유지될 것입니다. 정치가들은 종종 교육이라는 제도를 개혁을 해도 그 리스크의 부담은 작기 때문에 최우선과제로 둔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들은 다른 의미로 최우선과제로 두어야 할 것입니다.